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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07월호 > 작가 > 이달의 작가 > 조광익 - 산수화 - 여경개념 들여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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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Docu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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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
GWANG IK
仁王西壁圖 278 X 176cm 한지에 수묵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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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개념 들여다보기
조광익
지난 해 이맘때 쯤 나는 제 8회 개인전을 열면서 “여경산수(餘景山水)” 라는 용어를 쓰게 되었다.
산수화가 관념산수로부터 실경산수로 이어지면서 풍미했던 실경산수의 정체성에 대한 제 문제를 극복해보고자 한 것이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관념산수라는 인식은 한국의 산수화가 현대 문물의 시대적 요구에 편승하지 못하면서 표류하게 된 부정적 의미만을
강조한 면이 없지 않다. 세상만물이 멈추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명의 연속선상에서 산수화는 늘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소리 없이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진문화의 유입과 과학문명의 빠른 발달은 상대적으로 더딘 변화의 산수관에 관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러한 회의론의 입장에서 관념산수는 기존의 가치와 양식재현의 답습에 따른 형식주의가 만연되면서 비판 받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인왕부처바위 278 x 176cm 2006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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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연가 290 x 210cm 2006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그 비판과 반성이 자연 자체의 미(美)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실경산수라는 가치관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나 실경산수는 동양인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산수화 본래의 의미와 차이를 보이며 서구적 풍경화에 다름 아니게 되어가고
있다. 모름지기 동양의 산수화는, 삶의 바탕이 되는 자연의 조화로움과 그 이치를 배우고 따르는 가운데 작가의 마음을 자연에 일치시켜
그 정신을 그리는 것이다. 이렇듯 동양의?산수는 자연을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반자적 합일의 대상으로 인식하며 발전한것이기
때문이다.
산수화의 관념성에는 두 가지 이해의 측면이 있다. 그 하나는 산수의 기존 가치와 양식에 충실하려는 모방적 고정관념이며, 또 하나는
끊임없는 체험과 관찰을 통해 축적되어진 양식의 자양분으로써 작가의 사상과 철학이 되어가는 탐구관념이 그것이다. 이렇듯 양식재현의
고정관념은 경계해야할 일이지만, 체험적 탐구관념은 권장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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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탐구관념은 곧
객관사물의 주관화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실경개념의 사실성은 또한 익히 버릴 수 없는 조형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사실성은
주관화되기 이전의 본래 모습임과 동시에 존재론적 형상으로써 그릇이며, 관념은 주관화된 정신으로써 그릇 속의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산수화의 관념성과 실경정신은 이분될 수 없는 경(景)속의 정(情)인 것이다. 이러한 관념산수의 정신성과 실경의 사실성을
아우르는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이며, 궁극적으로 이러한 작업이 독특한 개성과 현대미술로써의 시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로 모아진다. 나는 내 작업의 이러한 문제 해결의 단서를 여경개념에서 찾고 있다. "여경(餘景)"은
말 그대로 "기억에 남아있는 경치"이다. 다시 말하자면 산천을 살피고 더불어 놀다 돌아온 형상 기억의 가슴
속 경치라는 것이다. 그러한 기억의 감흥을 드러내 그리는 “여경산수(餘景山水)”라는 개념은 “자연에 대한 관찰 과정에서 얻어진
형상기억 속에 작가의 상상력과 사상, 철학 등의 감정을 담아 그린 산수화” 라는 뜻으로 쓰게된 조어이다(2008년. 조광익-
여경산수전. 인사아트센터).
산수에 관념이 들어있지 않은 그림은 없을 것이다. 대상을 직접 마주하는 현장사생이라 한들 예외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산수가
눈으로 채득되어지고 예술적으로 전형화 된 형상이 가슴 속에 머물다가 손끝으로 표현되어지는 일련의 구조적 행위를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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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눈을 통해 비추인 자연물의 영상이 가슴
속의 터널을 지나서 손으로 표현되어질 때, 대상의 온전한 모습 그대로를 여과 없이 조형화 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그 어떤 찰나라
할지라도 화가의 가슴 속을 지날 때 이미 자신의 어떤 관념적 질서에 순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경개념은 이 순화의 시간을 조금
늘려보자는 것이며, 정감어린 의경(意境)을 가슴속에 좀 더 길게 숨을 죽이고 자신의 사상과 철학으로 버무려서 주관화시켜보자는
것이다. 여경개념은 바로 사실에 근거한 체험의 형상기억 속에 사변화 된 생각(意)을 담는 것이니, 이는 관념산수와 실경산수의
의미와 가치가 고스란히 용해된 개념이라 할 만 하다.
이렇게 쓰이게 된 여경개념은 미술사적으로 이미 그 정신이 전하여 왔었다고 볼 수 있다. 고개지(顧愷之,345-406)의 “생각을
옮겨 묘를 얻는다(遷想妙得)” 라든지, 장조(張璪, 8세기 중후)의 “외사조화, 중득심원(外師造化, 中得心源 : 밖으로 조화를
배우고, 안으로 마음의 근원에서 얻는다)”. 정섭(鄭燮,1693-1765)의 “흉중성죽론(胸中成竹論)”, 그리고 “만리행(萬里行)”등등
에서 우선 그 정신을 감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지하듯이 “흉중성죽”이란 “가슴속에 대나무가 있다” 는 것인데, 화가가 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이미 그리고자 한 사물의 관찰이 끝난 상태를 말하고 있다. 이것은 가슴 속에 화가의 주관적 형상이 내재된 형태로써
여경개념과의 연관성을 관계지울 수 있을 것이다. |
漢山行談 66 x 95cm 2008 |
또한 “만리행”은 문기(文氣)나
서권기(書卷氣)가 풍기는 격조 높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많은 책을 읽고(萬卷書), 많은 여행을 통해 자연의 이치를 깨우치라는
바, 이 또한 여경개념 정신과 무관치 않음을 읽을 수 있다.
이렇듯 옛것을 새롭게 고쳐본 어설픈 여경개념 산수는, 양식의 기준도 없고 개념에 대한 구속성도 없다. 오로지 작가 개개인의 사상과
철학의 관점에 따라서 자유롭게 창작에 임하기만을 바랄뿐이다. 이처럼 관념과 사실성이 융합된 여경개념 정신 산수는, 경(景)을
앞세워 뜻(意)이 빈약해진 실경산수의 현 실태에 새로운 생명력을 수혈하여, 현대미술의 큰 패러다임 속에서 산수화의 그 유장한
역사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생각이다.
인왕기치바위골도 294 x 184cm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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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행담 36 x 66cm 2009
한산행담 36 x 66cm 2009
한산행담 36 x 66c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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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약력
아산 조방원선생 문하에서 전통산수화 수학 / 호남대학교 미술학과 및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 여경산수전(08,
인사아트센터), 인왕산전(06, 공평아트센터초대) 등
개인전 8회(서울, 광주, 미국MD) / 광주시립미술관기획 3인 초대전(2008, 금남로 분관) / 대한민국미술대전, 동아미술제,
전남도전 등 공모전 입선 및 특선 20여회 / 소치탄생 200주년기념 초대전(08, 광주 신세계갤러리)
동양화새천년기획초대 한국현대회화 2008전(08,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2008 중 한 미술교류 초대전(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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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경 DA SHANZI ART CENTER) / 이천 시립월전미술관 개관기념 초대전(07,이천 시립월전미술관)
미술작품 특별전(06, 상명대학교박물관 기획초대) / 화랑미술제(98, 예술의전당 미술관) 등 단체전 및 기획초대전 200여회
주요 작품소장처 :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 서울시립미술관 / 광주시립미술관 / 이천시립월전미술관 / 상명대학교박물관
/ 국토해양수산부 / (주)US아시아
현재 : 한국미술협회, 동방예술연구회, 현대한국화협회, 무진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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