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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07월호 > 작가 > 작가탐구 > 전호 - 뚜렷한 정신주의와 독자적인 자기언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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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Docu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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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
갤러리 라메르 기획 초대
全虎 수채화 작품전
2009.. 5. 6 - 5. 12 갤러리 라메르 3층 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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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정신주의와 독자적인 자기언어 완성
김남수 / 본지 주간
매재(媒材)에 따라 양식이 만들어지고 격과 품위가 완성된다. 우리 화단의 수채화 장르는 유화, 수묵화, 파스텔화, 펜화 등과
함께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채화가 전호의 예술세계는 다른 수채화가들이 추구하고 있는 예술세계와는 다른 뚜렷한 정신주의와
독자적인 자기언어를 가지고 있다. 본시 수채화는 맑고 화사하며, 투명하여 색조의 엷은 막을 캔버스 위에 풀어 놓은 듯한 느낌을
갖게 하지만 작가 전호의 섬세하고 유연한 표현의 방법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한국적인 판타지한 수채화의 세계를 연출해 내고
있다. 우리가 일상 자연 속에서 체험하고 있는 실상들은 간과하기 쉽고 지나쳐버리는 경우가 흔하지만 화가의 눈에 비친 자연은 훌륭한
예술적 소재가 되는 경우가 있다. 자연을 관찰하고 묵시적 교감을 하고 피사체를 작품으로 승화시키려는 의욕과 충동이 일면 작가가
관찰한 자연은 작품으로 승화되는 또 하나의 자연을 완성해 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표현 하고자 하는 진수를 포커스로 설정해 놓고 이른바 덩어리진 산을 즐겨 그렸듯이 주변의 바다와 구름과 하늘을 표현주의 양식
등 현대감각으로 연출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기법의 특징이 아닌가 생각된다. 곱게 다듬어지고 활달하고 속도감 있는 그의 예술세계는
은밀한 정이 넘치고 중후한 맛을 내는 등 화면 분할에서도 가장 뛰어난 묘법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개인전 40회, 단체 및 회원전 553회, 국제전(미국, 프랑스, 캐나다,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폴, 필리핀, 체코,
인도,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러시아, 오스트레리아 등) 112회 등 그의 활동경력은 놀랄만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또한 서울아카데미
회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장, 단원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심사위원장 등 50여회의 심사기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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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약력
1975~ 개인전 39회 (롯데, 현대, 일본 세이브미술관, 타워호텔 초대전, 서울갤러리 등)
1963~ 단체전 및 회원전 553회 (미술회관, 세종미술회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1978~ 국제전 112회 (미국, 프랑스, 캐나다, 일본, 대만, 중국, 싱가폴, 필리핀,
체코, 인도,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등)
서울 아카데미 회장 역임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 심사위원장 역임
단원미술대전 서양화분과 운영위원장, 총 심사위원장 역임
한성백제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역임
한국수채화 공모대전 대회장, 심사위원장 역임
나혜석 미술대전 대회장, 심사위원장 역임
겸재진경 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역임
남농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역임
전국 일요화가회 스케치대회 심사위원장 역임
신사임당 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역임
전라남도미술대전 서양화분과 심사위원장 역임
경기미술대전 운영위원장 역임
현재
(사)한국수채화협회 이사장, (사)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사)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이사, 서울아카데미회 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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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백장미 53 x 40.9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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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성과 환희적 색감으로 구성한 사유형식
박명인 /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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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의 기법은 유화보다 오히려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물감과 물의 시간성이 강하게 작용하는 투명기법에서 사상(事象)을 표현하는
대는 소묘력이 뛰어나야 가능하다.
종이 위에 수분을 흡착시키고 물감이 베어 들어가는 속도감을 이용해 하늘의 무궁한 변화를 그려 내는 흐르기 기법으로 강렬하고 정교한
묘사력을 명중(明證)한 예술적 창조성이 전호의 수채화다. 특히 하늘의 변화를 회화화하는 데는 독보적이었다. 그것은 프랑스의 예술철학에서
하나의 체계보다는 방법을 존중하는 데서 독창성을 찾는 것과 같다. 수채화가 규정하는 형식주의도 없고, 역사성조차 초월하면서까지
자신의 판단기준을 설정한 사물의 조화, 색채의 대비, 빛의 명암, 형체의 균형을 간결성과 환희적인 색감으로 구성한 사유형식(思惟形式)을
그같이 독창성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전호의 수채화는 그의 의상(意想)과 정상에 거부감을 느낄 수 없는 해맑은 성품이 감성표상으로 나타남으로 해서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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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사랑 72.7 x 53cm |
몽마르트의 추억 72.7 x 60.6cm
성이 한결 우아하게 완성되고 있고, 변화와 진보적인 자연계의
형상계가 예술로 안착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작의는 만물의 현상이 음양의 이치에 따라 성립된다는 소이성(所以性)을 형태묘사에
대입하면서 심미활동에 의한 자립상태가 명백하도록 사물적 성격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그림에서 늘 우리가 걷고 있는 풍경을 만나게 된다. 그 길은 매일 직장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고, 학교에 가는 길이기도 하다.
매일 보고 체험하는 길이다. 그러나 그 길을 묘사한 그림에서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그것은 그 그림에서 화가의 독창성이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거리의 도보가 그려진 그림이라도 그 거리는 맑은 날이나 비오는 날, 또는 봄이나 가을의 풍경이 다르다.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나무들도 여름에는 잎이 무성하고 겨울에는 잎이 다 떨어져 앙상하게 된다. 시간마다 계절마다 그 형색이 다르지만 매일
대하는 그 길에 대해서 우리는 무관심하게 되고 그 길이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화가는 이러한 자연의 변화를 심미안적으로
지각하고 자연의 본질적인 미, 변화하는 미를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미의 조건이다. - 중략 -
전호의 대기공간 표현은 그의 독보적인 표현방법이며 이같은 표현양식이 정착된 것은 필자가 알기로도 30년이 지났다. 그 긴
세월을 대기공간 표현에 진력(盡力)한 것은 그 때 그 때 자신의 삶의 형상을, 그리고 삶의 내용을 그 변천에 따라 변화 무쌍하게
묘사해 온 것이고 대기공간 변화에 따른 풍경의 질적 변형을 언제나 새롭게 묘사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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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곶에서 116.8 x 80.3cm
바람, 구름, 빛 그리고 무한공간에서의 변화가 과연 언제 어느 때 갑자기 시작되는 것도 아니고 어느 때 갑자기 끝나는 것도
아니다. 시작도 끝도 없이 계속 움직이며 변화한다. 시작에서 끝까지의 사이를 시간공간이라고 하는데 인간은 그 시간공간 사이에
존재한다. 따라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잇고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대기공간은 멎은 것 같아도 멎은 것이 아니며 어딘가로 간 것
같아도 그 자리에 있는 것이며, 미래의 형상을 보이고 있으나 미래의 문은 열지 못한 것이다. 자연의 신비이다. 전호가 반세기를
묘사해 온 대기공간의 표상은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표상 같아도 현재이며, 현재의 대기공간 묘사인 것 같아도 미래를 지향하는 것이다. |
장미사랑 2 72.7 x 60.6cm
설산 116.8 x 91cm
이같은 회화의 완성은 사물에 대한 개별적인 것 또는 구체적이면서도
본질적인 대상에 대한 감각능력, 즉 정감체험(情感體驗)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고, 수채라는 특성의 농담건습(濃淡乾濕)의 조화에서 상충(相沖)하는
음률이 생명력을 잇고 있는다.
이러한 감성은 직관과 감응으로 분류하여 설명했던 칸트의 일반적 감성론과는 달리 회화에 있어서는 선험적인 순수의식으로부터 정의되는
객체의의에서 비롯된다. 그렇기 때문에 전호는 자연의 대상을 철학적으로 보기 이전에 자신의 체험에 의해 정의하는 순수의식을 표현하고
있어서 자연의 변의성조차도 인위적인 의도를 드러내지 못한다.
현대추상회화가 자연이나 사물의 대상을 무작위로 변형하면서 대지를 하늘로, 또는 무(無)를 유(有)로 객관화하면서 자유로워지려고 시도했지만,
그것은 한 인간의 해방감에 불과한 것이었고 일체의 약속사가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러한 해방감의 체험은 확실히 회화에 있어서 환상적이거나
환희적인 별세계를 신비적인 감각으로 이끌어 낸 것만은 사실이다. 현대미술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태도가 추상성을 높여 갔다. 그러나
구상주의에서는 이러한 있을 수 없는 사물의 형태에 대해서는 거부하고 있다. 다만 회화에 고유한 요소인 평면성을 명확히 의식하여 그것
이외의 불순물을 화면으로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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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 제거하면서 발생하는 착시성(optical illusion)을 우려하여 공간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 실재를 인식할 수 있도록 자연물을 모티브로 설정하게 되는 것이다.
노자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이란 미학사상이 있다. 사람의 힘을 들이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을 말하는데, 다스리려고 하지 않아도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다(爲無爲 則無不治)는 도덕경 제37장의 말에서 비롯되었다. 자연형상은 때가 되면 봄이 오고, 때가 되면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지는 생성과 쇠퇴의 윤회를 반복한다. 인간이 그렇게 하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에 의해 자연은 스스로 변화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천지조화의 불가분한 자연의 섭리가 거기에 있다. 무위(無爲)라는 인위적으로 가하지 않고도 자연 그대로인 현상을 초월해
상주 불변하는 존재를 우리는 자연이라고 한다. 이 자연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형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풍경화이다. 이를 완벽하게
운용하면 완전한 미를 창출해낼 수 있는 것이다.
오랜 세월 전호의 수채화를 보면서 언제나 느끼는 것이 바로 무위자연의 섭리이다. 언제나 보고 있으면 스스로 무쌍하게 변화하는
자연의 거대한 대기공간이 삼라만상을 품고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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