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황래는 꾸준히 수묵산수를 탐구해온 작가다. 그는 전통산수의 筆墨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이 시대의 감각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화면들을 구성해왔다.
이전의 전시들이 筆과 墨에 대한 치밀하고 다각적인 연구와 모색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산수 보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라는 것에
주목된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다양한 산수 보기(遠)이다. 전통산수가 三遠으로 산수의 다양성을 추구했다면 이번 전시의 정황래의 산수 보기(遠)는
三覺의 방법으로 새롭게 산수를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 새롭다.
|
|
첫째는 우선 知覺으로 보는 방식인데 <봄이 오는 江>
<숲이 있는 風景> 등의 작품에서 목격된다. 봄이 오는 강가의 아련한 모습의 기억이나, 숲 속을 거닐고 돌아온 잔상(殘像)들을
틀 안에 보존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知覺된 산수를 四角의 틀 안에 넣어 寫生된 산수가 아닌 작가 자신의 잔상(殘像)에서 다시 생성되는
산수를 구현하고 있다.
두 번째는 聽覺으로 보는 것으로 일련의 ‘겨울’ 시리즈, <설악사생> 등의 그림에서 채용된다. 겨울 시리즈는 눈오는 풍경을
그린 것인데, 화면 상단부의 검은 바탕에 희끗희끗 번개같은 표현은, 중앙부분의 펑펑
|
|
쏟아지는 눈송이가 암시하듯이, 하염없이 내리는 눈밭의 모습이다. 고요하지만 사르르 쌓이는 눈의 소리를 구현하고자 상단부의 번개같은
눈밭이 등장한다. 하단부의 미세하게 흔들리는 나무들의 形象 또한 고요히 휘날리는 눈바람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설악사생>은
겨울의 강한 바람을 표현한 것이다. 强風 구사를 위해 筆을 날리듯 사용하고 있다. 산수 속의 聽覺을 極大化하고 獨自化한 방식이다.
셋째는 視覺으로 구사되는데 ,소나무가 있는 풍경> 시리즈 등이다. 화면경영은 근경에 소나무를 배치하고 멀리 人家가 보이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