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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8월호 > 전시 > 그룹전 > 雅墨會同人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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雅墨會同人展

2003.8.28 ~ 9.3 백악예원

맑고 淸雅한 胸中逸氣畵幅에 쏟아내는
正統文人畵師承하는 진솔한 그룹

김영철(지도교수)<수석창포>46x54cm

문인화는 민족의 근간을 이루면서 우리의 정서와 정신주의를 담아내는 한국미술의 독립된 표현양식이요, 장르다. '雅墨同人展(회장 강승수)은 한국 문인화단의 새로운 세력으로 급속한 신장을 하면서 미술계의 비상한 관심과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 회원들의 탐구정신과 캐치프레이즈는 첫째 문인화정신의 정통성 사수, 둘째 기본기나 기초 데생력을 무시해버린 현대화를 표방한 허구성의 배척 및 불용, 셋째 한국성을 표방한 독자적인 자기언어와 창작정신의 고취, 넷째 아류와 모방, 표절 등을 경계한다'로 되어있다.
문인화의 새로운 개념설정과 새로운 형상성과 사의성 등 현대화의 기치를 높이 든 새로운 신진세력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미술교육을 표방한 각 대학들 마져도 문인화정신과 좌표를 상실하고 방황하는 혼돈 속에서 그 본령의 정체성을 되찾고 엄격한 의미의 문인화를 재건하기 위해 일어선 것이 이 그룹의 지도자인 아천 김영철 한국화가다. 그의 지론에 의하면 '먼저 지키고(守),

강승우<평사낙안>138x70cm

강정이<자목련>54.5x69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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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트리고(破), 그 다음에 떠나는(離) 것입니다' 다시 말해 骨法用筆을 먼저 익히고, 창작을 통한 자기언어를 만들고, 마지막에 스승의 무릎을 떠나 성가를 하고 홀로 서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주창을 한다.
문인화는 양식의 예술, 자화상을 그리는 마음과 정신을 그리는 자유의 미학이다. 스스로의 인격과 혼(魂)을 그리는 첨단의 예술인 것이다. 스승에게 채본을 받아 반복적으로 모사를 하는 준열한 수행의 시기가 기초 수업기요, 이를 원용하여 새로운 형상성이나 사의성의 예술을 만들어내는 것이 창작의 시기요. 스승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탈출하여 독립하는 것이 공인이 되는 시기다. 다시 이 그룹의 스승인 아천 김영철 한국화가는 장자가 이르기를 '그림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기(氣)로 얻는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문인화는 순수한 정신의 세계를 지적하는 것이며 인격이나 소양이 부족한 사람에게서 문인화의 완성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역설한다.
이번 '雅墨同人展'에 출품한 회원들의 작품을 살펴보면 몇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가 있다. 문인화의 일필 일회성의 붓 작업을 통하여 완성하는 기법과 정신을 쫓아 점, 선, 획, 면 등 반복적인 구축이나 집적 등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으며 완성한 같은 작품의 4, 5점 가운데서 한 점만을 스승이 선택함으로서 출품작을 결정하는 현장을 필자가 확인한 바 있다. 특히 같은 소재를 서로 피함으로써 획일성에서 탈출하려는 외연의 다양성에 놀랐고, 출품 회원마다의 개성과 어법이 다름을 확인할 수 있어 매우 흐믓했다.
우후죽순격으로 문인화 인구가 폭발적인 증가추세에 있는 것이 바람직하고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우열을 가리기 위한 노력이 계속

김보금<출어도> 64x46.5cm

김병모<동백>45.5x53cm

김영자<게>54.5x69cm

박환규<청공도>52x6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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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성<나팔꽃>52.5x67cm

변수길<한담>45x56cm

염도균<추국>45x70cm

오늘의 시대적 상황은 문인화가 우리민족의 예술양식임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문인화를 익히고 배워야할 사람들이 문인화를 가르치고 있는 한국의 문인화 풍토가 아쉽고, 가장 고매하게 정선되고 절제되어야할 우리 민족의 문인화가 혼돈과 무질서 속에 빠져드는 것은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다.
필자는 만시지탄이 있지만 '아묵회' 그룹이 한국문인화의 창조적 발전을 위해서 새로운 질서를 다시금 복원하고 문인화의 본원적 원류를 되찾고 창조적인 좌표를 설정하는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로 이번 출품한 회원들의 작품 도판을 소개함으로써 지상초대전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김남수 /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