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NTHLY ART MAGAZINE-ART KOREA WEBZINE

인사말

재창간의 역사적 의미 - 마시풍 발행인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편집진용 - 김남수 편집주간

미술저널로서의 무궁한 발전을... 노재순 한국미협 이사장

미술시론

김남수 - 미술공모전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미술논단

박선규 - 그림의 현대적 담론

박용숙 - 현대구상양식의 진로를 모색하기 위한 도상학 강좌 1

특별좌담

김남수, 박용숙, 신항섭, 김종근 - 한국 현대구상미술의 진로와 좌표

2009년 07월호 > 특별기획 > 특별좌담 > 김남수, 박용숙, 신항섭, 김종근 - 한국 현대구상미술의 진로와 좌표

Untitled Document

The Special Colloquy
—————————————————————————————————————————————————————————————

월간 서울아트코리아 창간기념 특별좌담

일시:2009년 6월9일 (화)- 서울미술관

한국 현대구상미술의 진로와 좌표

좌담 : 박용숙 (미술평론가) / 신항섭 (미술평론가) / 김종근 (부산 국제 멀 아트쇼 전시감독) / 김남수 (본지주간)

1) 전통과 현대구상미술의 의미

金南洙 _ ‘현대구상 미술’의 의미는 전통과 추상의 중간지대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이 자리는 미술평론가 몇 분 선생님을 모시고 예술양식과 형식을 조명해 보자는데 좌담의 주제가 담겨져 있다고 봅니다.

朴容淑 _ ‘현대구상’이라는 개념자체를 먼저 규명해야 전통과 구상양식의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구상(Figurative)의 모더니즘적인 정의는 말(言語)이라는 수단으로서는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없는 어떤 본질직관의 세계를 가능한 합리적으로 표현(對象化)하려는 미술양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표현주의, 야수파, 인상주의 시대의 미술작품들이 그렇겠지요. 대중적인 화법을 동원하여 작품을 일단 찐빵에다 비유하면 구상을 앙꼬라는 내용증명이 있는 표현양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이데거가 고호의 <농부의 구두>를 옹호했던 진술을 보면 유럽의 구상양식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 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구상을 이야기 할 때 주목하게 되는 것은 앙꼬가 어떻게 흰 반죽을 모양새 나게 걸치느냐에 주목하는 일입니다. 이때 앙꼬가 흰 반죽의 영역을 지나치게 침범하면 추상양식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겠지요. 어쨌든 이 구상양식이 유럽에서 퇴색하면서 그 씨앗이 미국으로 건너가 소위 60년대의 미국미술을 대표하는 팝아트(Pop Art)로 발전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여기서 현대구상이라는 개념도 결국 미국적인 구상양식과 어떻게 다른지를 가늠해 보는 일이라고 보아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가 지금까지 모방하고 있는 미국의 팝아트란 자본주의 대량생산체제와 시장경제원리를 미화하는 것으로 결국 미국적인 일상생활을 미화하려는 미술이라고 생각됩니다.미국미술의 대변자인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서구의 이런 비판에

중앙에서 시계방향으로 김남수 본지 주간, 양혜림 본지 편집팀장, 김종근 미술평론가, 박용숙 미술평론가

고흐 <농부의 구두> 37.5 x 45cm

도 불구하고 팝을 부르주아적인 일상성의 그 이상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돌아온 팝적인 구상양식은 앙꼬가 없는 흔해빠진 개떡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개떡만두를 우리의 젊은 화가들은 아직도 복사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정말 우리의 일상적인 삶이 앙꼬가 없이도 살 수 있는 그런 것일까요? 미국적인 구상양식은 이미 미국에서도 죽은 지 오래됩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여기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구상은 적어도 뒤로 물러서는 낡은 의미의 구상이 아니고 무언가 새로운 의미의 구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전통이라는 문제는 앙꼬의 문제로 이를테면 불화의 정신이나 채색화의 요인, 혹은 수묵화의 먹과 그 화론, 무속화나 민화의 정신과 그 독특한 세계를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오늘의 표현양식에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아니겠습니까. 한마디로 전통적인 인문학이 무엇인가를 재확인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일입니다. 불행한 일은 우리의 미술교육이 이를 방치해 왔다는 사실이지요.

金南洙 _ 제가 말한 현대구상이라는 의미는 표현주의나 팝아트계열의 예술양식 등 전통이나 추상주의를 탈 형식화한 오늘의 구상미술을 지향하는 가설을 설정하고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이지요. 미술사적으로 어떤 정의를 내리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金鍾根 _ 제가 볼 때는 주간님이 말씀하신 구상과 박선생님이 말씀하신 구상의 개념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봅니다. 박선생님은 미술사적인 맥락의 관점에서 논의한 것 같고 주간님은 전통적인 구상주

의에 의거하되 지나치게 아방가르드적 측면에 치우치지 않는 개념으로 말씀하시는데 다분히 표현주의적 성격의 요소가 포함된 것 같습니다. 주간님의 개념은 감상적이며 다분히 이념적인 것들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19세기 流의 인상파적 미술도 아니고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현대미술도 아니고 새로운 형태의 구상미술이 있어 줘야 하지 않느냐는 뜻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구상미술의 현주소와 문제를 제기하고 제시해야하는 것이 이번 논제의 핵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申恒燮 _ 10여 년 전에 구상 회화와 조각에 대해 좌담회를 한 적이 있었는데 한국적 구상미술의 본질이 무엇이냐 구상의 개념이 무엇이냐가 먼저 해결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미술에서 구상미술이 과연 무엇이냐, 즉 ‘형상이 있는 것은 구상이고 형상이 없는 것은 추상이다.’ 라는 이분법적 구분만으로는 너무 광범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모더니즘 미학부터 논의가 시작되어야 하고 거기에 준하는 미술양식들, 다시 말해서 형상이 있는 쪽으로 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미술에서의 모더니즘 미학의 시작은 신사실파 작가들에서 찾아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사실파가 모더니즘 미학을 받아들였지만 戰後세대들은 또 다른 시각으로 구상미술을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전 대담 때도 구상의 개념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었습니다. 단지 한국 미술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형상을 내포한 모든 형태의 미술이 구상미술이다 라는 정도로 정리하고 넘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팝아트나 하이퍼리얼리즘이 모두 구상미술에 포함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한국화단에 구상전이라는 그룹이 있는데, 박항섭 선생님 등 동세대 작가들이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형상을 지양하는 새로운 형식의 회화를 추구했습니다.

Cindy Sheman 18.7 x 23.9cm

쟝샤오강 <Bloodiness> 150 x 180cm

1978년도 하이퍼리얼리즘 작가들이 전시를 했을 때 ‘구상’ 대신 ‘형상’이라는 용어를 쓰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주의나 자연주의 또는 인상주의와 같은 기존의 미학과 다른, 차별화된 조형적인 이념을 강조하기 위해 구상 또는 형상이라는 용어를 쓰게 된 것이지요. 그 이후에 형상이라는 용어가 보편화되면서 구상미술에 대한 개념이 더욱 혼란스러워지게 된 것입니다.

金南洙 _ 어떤 의미에서 현존하는 세계질서는 현대구상양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러한 예술양식이 단순한 모방이나 표절이 아닌 한국성의 세계화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朴容淑 _ 구상이란 요약하자면 사실도 아니고 추상이 아닌 그 중간상태인데 이를 칼로 물을 베듯이 생각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중요한 것은 훌륭한 찐빵을 만들어 요긴하게 먹는 일입니다. 미술사를 보면

근대 낭만주의 시대까지는 사실주의가 그리고 인상주의시대로 넘어오면서 구상으로 발전하고 그것이 심화되어 추상양식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구상은 미술사적 안목에서 볼 때 추상에 대한 반발로 나타났다고 봅니다. 아까 본질, 본질직관이라는 말을 썼는데 이는 있으면서도 없고 없으면서도 있는 그 어떤 원초적인 실체를 말하는 것으로 불교가 불립문자(不立文字)라고 하는 것이지요. 유럽 사람들은 합리적인 것을 절대시했던 사람들이어서 그들은 언어로서는 표현이 불가한 이 실체를 추상이라는 양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고 그것이 미국으로 옮겨와 앙꼬가 없는 찐빵으로 바뀌었다고 말 할 수 있지요. 일반적으로 이를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저의 생각은 우리가 여기서 ‘현대구상’이라는 개념을 논의 하자면 당연히 우리의 2천년대, 그러니까 우리의 정황에 어울리는 앙꼬 있는 찐빵기술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김남수

박용숙

김종근

신항섭

金鍾根 _ 저는 2가지 관점으로 생각 해 볼 때, 구상의 개념이 어떤 것인가라고 정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 자리에서 쉽게 정의될 만한 성격의 것도 아니고 수없이 논의되어왔던 문제지만 한 번도 진지하게 결론에 도달할 정도로 논의된 적이 없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형상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이미지라는 용어를 쓰기도 합니다만 저는 구상의 개념을 여기서 정리하면서 논의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구상이라는 것은 추상의 반대되는 개념, 즉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넓게 정의하고 진행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申恒燮 _ 요즈음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는 구상 미술전의 범위를 보면 오브제를 이용한다든가 매스미디어와 같은 것을 차용하는 것은 제외를 시키고 있는 것을 흔히 봅니다. 사실적이고 형상적인 그리고 기본적인 양식을 충족시키는 것들만을 포함시키고 있지요. 팝아트까지 다 들어가면 구상의 범주에 관한 얘기가 더욱 혼란스럽게 됩니다.

金南洙 _ 가령 앤디워홀이나 클림트 같은 화가들이 현대구상미술 군에 속한 화가라고 가정한다면 우리 한국성을 기조로 한 세계적인 현대구상 미술가들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金鍾根 _ 구상의 범위를 좁혀서 말하지요
제 견해로는 작가가 없는 것이 아니고 그러한 작가를 소개하는 갤러리나 기획자등의 시스템이 안 되어 있다고 봐요 .

2)종말을 선언한 현대미술

金南洙 _ 현대미술의 종말을 선언한 오늘의 세계질서에 반기를 들고 저항하는 것이 현대구상미술의 예술양식이 아닌가요?

朴容淑 _ 앞에서 현대 예술의 종말을 언급했는데 종말이라는 단어까지 나온다는 것은 위기상황에 있는 구상미술양식이 새로운 출로를 모색하는 하나의 징후로 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오늘날 우리나라 구상미술의 대부분이 아직도 미국의 팝양식, 그러니까 자본주의 대량생산체제가 요구하는 생활미학을 무반성적으로 순응하고 있는 실정인 것입니다.

정판즈 <Mask Series No.6> 200 x 360cm 1996

앙꼬 없는 찐빵을 계속 찍어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2천년대의 우리의 삶이 생동적으로 전개되려면 우리다운 인문학적인 앙꼬가 개발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金鍾根 _ 박 선생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방금 전에 신 선생님 말씀처럼 이것, 저것 빼고 구상미술의 범위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구상미술’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이 묶여져서 나옵니다. 개념정리와 구분이 매우 어렵습니다. 차라리 지금 한국구상미술의 현주소를 얘기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몇 시간을 논의해도 끝이 안 날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구상미술은 종말에 처했습니다. 현재의 구상미술은 이념도 이슈도 가지고 있질 못합니다. 그러나 대중들은 여전히 구상미술의 울타리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도 평론가들에게는 구상이 종말이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인기입니다.
사실은 서양에서도 현대미술의 종말은 단토 이전에도 끊임없이 제기 되어 왔습니다.

쟝샤오강 <Pink Baby> 130 x 100cm 1998

朴容淑 _ 그러니까 종말이후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지요. 나는 개인적으로 예전에 말레이시아의 총리였던 마하티르가 제창하고 있는 소위 ‘아시아적 가치’에 대해 주목합니다. 그 아시아적 가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규명되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구요.

申恒燮 _ 2천년대 이후에 한국미술에서 사실주의이기는 한데 전통적인 사실주의라고는 할 수 없는 새로운 현대 감각의 사실주의 화풍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화풍이 유행이 되었을까를 생각해보니 사진작업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요즘의 경향은 분명 추상에 대한 반발은 아닙니다.
2천년대 초 뉴욕의 첼시, 소호에서 사진 작업을 본 적이 있습니다. 사진이기는 한데 전통적인 사진에서 본 것과는 달랐다는 겁니다. 이전과는 달리 작가들이 연출을 해서 사진작업을 하는 것이었지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찍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직접 사진작업에 개입해서 연출한 작품이었습니다. 세기말 현상에 빠져 있던 뉴욕화단이 침체되어 있던 분위기를 일신하여 무언가 여기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1~2년 이후 미술잡지들이 이러한 사진작업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시작했고, 우리나라도 이런 스타일의 사진작업들이 성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외국에서의 이런 유행이 우리나라까지 전달되는데 5~10년이 걸렸다면 요즘은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사진이 공모전에 들어올 수 있느냐의 논의도 있었고, 예술이라기보다는 기계적인 작업이라는 시각도 있었습니다만 오늘의 사진작업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초대되어 활발하게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사진과 흡사한, 또는 사진을 이용한 사실주의 작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사진이 현대미술로 편입되면서 사진에 대한 기존의 인식이 달라짐으로써 사진에 대한 반감이 희석되고, 또 디지털카메라가 급속히 보급되면서 인터넷시대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사진작업을 받아들이게 된 듯싶습니다. 그래서 젊은 작가들 또한 자연스럽게 사진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사실작업을 시도하였고 유행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金鍾根 _ 저는 신선생님과 약간 견해가 다릅니다. 물론 사진의 영향이 하이퍼리얼리즘에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사진에 대한 예술적 담론은 1995년 전후부터 논의 되어 왔고 성행을 했었습니다. 물론 80년대 신디셔먼이나 골딩 같은 작가들이 이미 많은 사진작업을 보여주었습니다. 근본적으로 90년대 이후 추상회화는 진정한 사랑을 받질 못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뉴욕이나 유럽에서는 추상과 하이퍼리얼리즘이 거의 대등하게 평가를 받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호불호, 즉 취향성이 굉장히 강합니다.

그래서 70년대 후반 80년대 초 세계적으로 민중미술이 흥행할 때도 우리나라에서는 추상회화에 대한 선호도가 굉장히 강했었습니다만 2000년도 들어서면서 추상미술은 거의 인기를 못 얻었지요.
완전히 대중의 취향이 구상미술로 돌아섰지요. 그리고 그 구상미술의 대부분이 하이퍼리얼리즘이고 하이퍼리얼리즘 작가들은 상당수가 작업에 속성상 사진 등을 이용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그들이 이미지만 가져다 재현한다는 것이예요. 사진에 대한 재현만 있지 작가의 철학이라든가 이념이라든가는 찾아보기가 어려워요.
물론 저도 이런 상황에 편승해서 전시기획을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우리에게 또 다른 화살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우리나라 미술계는 어떤 것이 뜬다고 하면 확 떴다가 바로 집니다. 예를 들어 A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였다가 하루아침에 가장 인기 없는 작가로 바뀌더랍니다. 지금 낙찰률이 10%도 안 되고 아예 작품이 옥션에서 거래도 안 되고 나오지도 않는 작가가 있지요 . 세상에 그 어딜 봐도 이런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냉온탕의 미술시장은 없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 호불호가 우리 미술시장을 흔들고 있고 이렇게 흔드는 것에 대해 사실은 작가들이 같이 넘실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는 우리 한국미술에서 하이퍼리얼리즘이든 구상미술이든 이런 상황을 집어주고 진단해줄 수 있는 진정한 평론가들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라고 봅니다. 책임을 느낍니다.

朴容淑 _ 현재의 우리미술은 모든 시스템이 시장경제원리로만 돌아간다고 봅니다. 화가나 비평가나 화랑이 모두 시장경제논리로 휩쓸려 간다는 것이지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유럽은 물론 미국의 현대미술은 80년대에 이미 종말을 고했습니다. 종말 이후를 걱정한지가 벌써 오래됩니다. 그러면서도 아직 그 해법이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보아요. 슬픈 현실은 종말인데도 우리의 젊은 작가들은 왜 종말인지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하이퍼리얼리즘을 하는 작가에게 왜 당신은 그런 그림을 그리느냐고 물어보면 이에 대해 진지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현실입니다. 만일 그런 작가가 있다면 나는 비록 늙었지만 지금이라도 그 작가를 위해 작가론을 써서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눈높이는 시장경제원리입니다. 어떤 작가가 골든 벨을 울리면 그의 눈은 벌써 그 아류가 무엇인지 찾는 데에만 쏠립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기법이 어떻다느니 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 같아요.
현대미술의 종말에 대해서는 이미 백남준이 언급한바 있습니다. 그는 80년대에 KBS-TV와의 인터뷰에서 현대미술은 사기이고 자신의 비디오 아트도 사기라고 했습니다. 현대미술이 사기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비디오아트는 텔레비전산업에 기여한다며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정판즈 <여자> 100 x 80cm

그의 모든 언행을 종합해 보면 그는 서구의 현대미술이 어떤 방식이든 소통의 방법이 내러티브라고 규정짓고 있습니다. 사기라는 말도 내러티브의 불신을 말하는 것입니다.
서구적인 이데올로기는 잘 발달된 내러티브기술에 의해 잘 버티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직도 내러티브를 표현양식으로 삼아야 한다면 그 앙꼬가 우리 것이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겠지요. 그런 점에서 나는 한류라는 말에 주목합니다. TV드라마나 영화에는 이런 말들이 심심치 않게 사용되지만 유독 미술에서 이런 말이 사용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방송 드라마이지만 <대장금>은 중국, 홍콩을 비롯하여 동남아에서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심지어는 미국이나 북유럽에서도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습니다. <대장금>이 제기한 문제는 우리의 독특한 앙꼬입니다. 요리에 인체원리와 우주철학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고 봅니다. 요리에 그만한 철학이 있다는 사실은 몇몇 유럽국가나 아시아를 제외하면 잘 알지 못합니다. 우리의 미술도 그런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관종 <Landscape> 58.5 x 46.5cm

申恒燮 _ 최근 수 년 간 유행한 사진을 이용한 사실적인 그림에 대해 미술애호가들은 이미 식상하고 있습니다. 아트페어에서 구상작품이 많이 줄어들었고 판매도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느냐하면 지적하셨듯이 내용이 없어서 그런 것입니다. 구상이 처음에는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산뜻하고 리얼하게 그려내니까 사진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을 그림 속에서 발견하고 기쁨과 놀라움으로 받아들였는데 그게 계속되니까 이제는 지겨움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 안에 내용이나 철학이 있었다면 사람들이 작품 속에서 지적인 것을 발견하고 탐구하는 즐거움을 느꼈을 텐데 거기서 그냥 보여 지는 것으로써 끝나고 마니까, 단명하죠. 저도 평단에 이미 식상해서 끝나갈 때가 되었다고 쓴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미술현장에서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박선생님께서 요리를 예로 들어 말씀하셨듯이 형식 및 내용을 어떻게 적절히 조화시키느냐 문제입니다. 그러나 작가들은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 않습니다. 시장경제원리만 따져 어떤 그림이 잘 팔릴 것이냐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옥션이나 해외 아트페어에 가져다 놓고 조금 팔리면 뻥 튀겨지고, 다들 거기에 빠져들게 만들고 말지요.

그러니까 불나비현상이 일어나는 거예요. 일종의 냄비근성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진득하게 기다리고 참고 연구하고 지켜보는 문화가 없는 거예요. 유행하는 것만 쫓아가다가 유행이 끝나면 획하고 집어던지는 상황이 미술계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朴容淑 _ 좋은 지적입니다. 중국이 우리보다 현대미술의 후진국이라고 여기고 있는데 실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은 그림그리기 재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머리도 비상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처럼 손재주로만 남의 것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재탕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령 미국의 팝아트를 가져다가 자신들의 앙꼬를 집어넣어 그들만의 독특한 찐빵을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경험한 공산주의의가 패러디로 앙꼬가 되어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적 아이콘을 만들어냅니다. 현대미술의 선배인 우리에게 그런 능력이 없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입니다. 최근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K씨의 작품도 주체적인 패러디가 아닙니다. 신항섭씨의 지적대로 패러디를 만들자면 우리의 인문학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金鍾根 _ 박 선생님의 날카로운 지적에 깊이 공감합니다. 아시다시피 정판즈(Zheng Fanzhi)의 작품 속에는 인간의 이중적인 면들을 감추고 있는 그런 마스크를 얼굴에 쓰고 있어요. 그리고 유에 민쥔(Yue Minjun)의 작품 속에서도 사실은 현실에 대해 냉소적인 모습을 웃음으로 처리한단 말이죠. 장샤오강(Zhang Xiaogang)의 작품에서는 중국의 역사적 기억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지요. 우리네 작가들은 지적하신 대로 그런 철학이 부족하다고 봐요. 왜 없냐하면 없어도 아무도 자책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지요. 중국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중국만의 풍이 있어요. 딱 보면 이건 중국작품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중국 작품은 그림의 색채도 있고 붓도 있고 칼라도 있고 이미지도 있어요. 그러나 우리나라 작가들은 무국적적이예요. 물론 꼭 국적이 있어야하냐 라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국적이 없어도 상관은 없죠. 현대 예술이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의 미술이 그렇게 흘러가더라도 아무도 그런 것에 대해 칼질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우리미술과 구상미술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申恒燮 _ 맞습니다.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고 봅니다. 평론가의 존재 자체가 매우 무기력하죠. 평론가가 영향력 있는 자기 지면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기자들이 다 하니까 평론가들이 참여할 부분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아무리 애기를 하고 싶고 좋은 생각이 있어도 말할 장소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국현대미술의 경우 왜 그런 작품들이 나왔고, 왜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느냐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중국은 사회주의 리얼리즘 교육을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거든요. 러시아에서 들여온 아카데미 화풍을 그대로 교육을 시키고 있어요. 거기서 4~6년 교육을 받고 나오면 인물화를 마치 만화 그리듯이 자유자재로 그릴 수 있게 되지요. 그러니까 현재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른바 4왕이라는 작가들의 경우에도 견고한 사실적인 묘사력을 바탕으로 하거든요. 그것을 해학적으로, 희화적으로, 은유적, 상징적으로 기법으로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게 왜 공감을 받을 수 있냐면 조형적인 비례가 정확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형태를 변형하거나 왜곡 시켜도 정확하게 비례가 맞아요. 아카데미 교육을 통해서 비례감각을 익혔기 때문에 그것이 어떤 내용일지라도 그림으로 만들 수가 있고, 회화적으로도 조형적인 요건을 충족시킨다는 것입니다.

중국이 사회주의 풍토 속에서 자본주의로 급속히 이동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작가들이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작품에 담아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왜 그런 작가들이 부각이 됐느냐의 문제는 서양의 시각에 의해서 작가들이 선택되어졌다는 데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쟝샤오강 같은 작가들이 서양 아트페어라든지 서양에서 중국현대미술을 기획하는 자리에는 꼭 들어가거든요.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이미지지만 그 안에 담긴 칼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朴容淑 _ 좋은 지적입니다. 중국은 이념적인 것에 잘 훈련이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양미술을 재 빨리 소화하고 이를 응용하게 되는 것은 이념의 훈련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잘 알고 있듯이 오랫동안 우리의 미술교육은 이념에 대한 훈련이 아니고 기술이나 기법의 훈련 이 었지요. 절름발이 미술교육이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가 있겠어요. 중국 현대미술이 갑자기 부상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위에민준 <Espression 1> 20 25cm 1996

申恒燮 _ 러시아 아카데미 교육이란 맨 처음 입학하면 손, 발 소묘부터 가르칩니다. 그 다음에 상반신과 전신상으로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철저하게 해부학에 근거해서 말이지요. 이 과정이 끝나면 구성을 가르치는데 단순히 정물 배치 같은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인물화를 구성할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러시아에서 말하는 구성이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관련된 스토리, 즉 내용을 담는 것이지요. 따라서 작품을 보면 성경이라든지 소설 또는 시에서 제재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구성작업 과정을 통해 박선생님이 얘기하시는 사상이나 철학 등의 내용, 즉 속을 담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과정이 전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림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조차 고민하지 않는 거예요. 시각적인 이미지만을 추구하고 있으니까요. 예술에 작가의 사상이나 철학, 즉 내용이 없으면 얼마나 허망합니까.
그리고 조금 다른 애기지만, 우리는 6.25라는 동족상잔의 아픔을 겪었는데도 전쟁문학이나 전쟁미술 등 본격적인 전쟁예술이 나오질 않았어요. 왜 그런지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로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기 때문이지요. 아직도 남북 간의 첨예한 이념적인 대립 상황이 이어지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봅니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그런 이념적, 사상적인 문제를 다루기에는 제약이 많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이유는 우리 예술이 철학적인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능력과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대화와 소통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하나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술자리나, 어떤 모임에서 이념이나 사상적인 애기는 안합니다. 그러나 인간 삶에서 이념이나 사상은 중요한 것이지요. 예술에서는 이 문제를 논외해서는 안 되지요. 한국미술에는 내용, 사상적인 문제나 철학과 같은 인간 삶의 고뇌를 다루는 일이 적습니다. 앙금 없는 찐빵인 셈입니다.

金鍾根 _ 박선생님이 지적하신 우리 작가들만의 철학과 이념의 부재가 저는 중요한 한국 구상미술의 변수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제시하는 매체의 무관심도 지적할 필요가 있겠지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많은 작가들이 너무 유행에 민감하고 쏠린다는 점입니다. 이것을 위한 노력이 저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전시기획도 그런 작가들을 챙겨야 할 것입니다.

朴容淑 _ 우리에게도 80년대의 민중미술이 있었지 않습니까. 넓은 의미에서 우리다운 구상미술이라고 말 할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미술운동은 지나치게 획일적이고 프로파간다적이어서 앙꼬만 있고 밀가루 반죽이 없는 그런 빵이 되어버렸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조춘아 <Green Dog> 150 x 120cm

물론 극히 소수이지만 성공적인 찐빵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찐빵 만들기가 사라졌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이를 불행한 일이라고 봅니다. 정세가 변했다고 해서 찐빵 만들기를 멈춘다는 것은 작가정신이 아니지요. 어떤 방식으로도 찐빵 만들기는 지속해야 합니다. 그들의 후일담을 들으면서 나는 정말 현대미술이 종말을 쳤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국의 컬럼비아대학의 교수이자 미술평론가인 아서 단토는 <예술의 종말 이후>라는 책에서 서양 미술의 종말은 에고(ego)의 가공기술(加工技術)이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아 당도한 불행이라고 했습니다. 자아의 가공기술은 백남준이 말했던 것처럼 네러티브의 비극입니다. 합리적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고 해결하려는 서양문화가 더 이상 우리가 안고 있는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가 없다는 것이지요. 백남준씨가 그 생애의 후반기에 샤머니즘에 심취하여 무당과 굿을 함께 하고 이벤트도 벌였던 것은 그가 내러티브의 소통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 눈을 떠서 그랬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20세기 이후의 문화는 샤머니즘문화이다”라고 당당하게 외쳤습니다. 동양문명에 대한 희망을 말했다고 봅니다. 아시아적 가치라는 말과도 통한다고 볼 수 있지요.

申恒燮 _ 저는 다시 강조하지만 인체소묘를 근간으로 하는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본기가 없다면 표현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시각적인 이미지에 머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지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한국구상미술의 발전은 크게 기대할 수 없다고 봅니다.
현재 미술시장에서 순수추상은 10%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미술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한국추상작가들이 있습니다. 그 작가들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서양에서 찾는 동양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서양의 합리적인 이성주의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그 돌파구로 다른 것을 찾고 있습니다. 즉, 추상작업을 하는 한국작가들에게는 서양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것,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지금 우리의 미술교육은 여전히 서양 흉내만을 내고 있지요.

朴容淑 _ 동감입니다.

金鍾根 _ 네 우선 대학의 미술교육도 문제가 있어요.
음대에서 노래 실력도 안보고 학생을 뽑는다면 웃기는 일 아니겠어요. 미대에서 좀 더 거시적인 안목으로 작가를 만들어내려는 혁신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작가들이 좀 더 성찰의 모습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온몸으로 작업하는 작가들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도 함께 가야 해요. 공항이나 철도 등의 부실공사에는 수천억이나 쓰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는 정말 개판입니다.
보세요 저 과천시골에다 국립현대미술관 지어놓고 지금 수장고 역할밖에 못하쟎아요. 그래도 아무도 책임도 지지 않고 그런 무책임한 행정이 우리 미술계를 위해 도움이 전혀 안되지요.

申恒燮 _ 인물화를 그려도 초상화의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30~40년대의 작가들의 인물화를 보면 무엇인가 다른 면이 있었거든요. 비록 일본에서 공부를 했을지언정 전통적인 가치 즉, 토속적이고 향토적인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을 수 없는 우리만의 독특한 생활정서를 찾아 볼 수 있어요. 그러나 요즘의 인물화는 내용이 없어요.

朴容淑 _ 새로 출발하는 서울아트코리아에 큰 기대를 겁니다. 이보다도 13년간이나 가재를 털어 넣으며 아트코리아를 이끌어 온 김남수주간님의 노고에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申恒燮 _ 오늘날 세계미술의 흐름을 볼 때 이제는 어떤 특정의 미술이 지배하는 시대가 아닌 듯싶습니다. 다시 말해 표현양식이나 형식을 뛰어넘는 다종다양한 미술이 공존하는 시대인 셈이지요. 이미 예술의 벽이 허물어졌고 장르 간의 경계도 없어진 사실이 이를 말해 줍니다. 순수추상이 서서히 모습을 감추고 있는 현상도 자연스럽지요. 특히 젊은 세대 작가들은 그 어떤 외부적인 간섭도 배제한, 순수한 창작의 열망에 사로잡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여전히 시대의 흐름만을 좇아가는 영악한 작가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구상과 추상을 논의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지요. 이미 구상이 대세를 장악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전통적인 개념의 구상미술과는 차별화된 이 시대의 미적 감각, 즉 디지털시대가 요구하고 또 수용하는 다종다양한 구상미술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모더니즘미학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획일적이고 집단적인 작업이 아닌, 개인주의적인 사고에 바탕을 둔 개성적인 작업을 추구하는 경향이라고 할 수 있지요.

金鍾根 _ 저도 돈이 안되는 잡지를 하고 있어 느끼지만 그간 나름대로 고난을 거쳐 해온 점은 존경 합니다.
앞으로도 좀 더 구체적인 지향점으로 구상잡지의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 합니다.

金南洙 _ 세 분 선생님들의 귀한 말씀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현대구상미술과 관련한 예술양식과 형식은 주제와 정신주의 등을 교육적 의미에서 분석을 해 보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충고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정리 _ 양혜림 편집팀장
사진 _ 남상부 기자

회사소개 | 구독안내 | 광고안내 | 상담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