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덕굴
소치선생이 추사라는 큰 거목을 선생으로 모심으로서 차원 높은 예술정신과 이론을 습득할 수 있었고, 따라서 오늘날 호남화단이
있게 한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림은 어디까지나 한 개인의 능력에 의해서 이룩되는 숭고한 예술이지만
전수되는 방법과 행위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다. - 중략 -
수묵담채로 그리는 남농선생의 산수화는 피마준이나 소부벽준을 혼용하면서 적묵(積墨)법을 쓰고 은은한 채색을 설채함으로서 부드러운
남화의 진수를 나타내는 융성한 화 업이 이어졌다. 대부분 강촌이나 바다배경을 즐겨 그렸고 수평적인 구도를 잡으면서 바다나 강을
채용하였다. 화면을 3분하여 근경, 중경, 원경을 적절히 배치함으로서 감상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주로 강가의 야산이나 바위산을
많이 그렸기 때문에 친근감을 도출하였다. 고법을 따르데 현대적인 감각을 주며 관자의 감흥을 일으키는 먹의 운용이 뛰어났다. 1977년
신세계백화점 전시 때 출품된 작품 중에 전지크기의 산사 항만이라는 작품을 살펴보면 근경에 노송을 포치하고 산사의 주산을 비껴
흐르는 2단 폭포는 방향을 달리하는 변화를 보여주는 신중함을 엿보게 하며 중경의 산사는 한가롭기만 하다. 주경의 암벽이 하늘을
찌르고 원경인 후산은 금강산을 연상케 한다. 담담한 연녹색을 설채하여 신록의 싱그러움을 보여 한결 아름다움을 도출하였다. 같은
전시에 출품한 삼노청(三老淸)이라는 삼송도는 강한 필체와 밑으로 향한 기괴한 형태의 소나무가지는 남농 특유의 형세를 창출했다.
소나무를 그리면서도 근경과 중경, 원경을 그려 감상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래서 동양에서 가장아름다운 소나무를 그리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남농선생은 기라성 같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
|
광주의 아산 조방원, 도촌 신윤복, 백포 곽남배, 전정 박항환 등 역량 있는
작가들이 만이 배출되었다. 1930년 24세의 나이로 선전에 첫 입선을 했다. 일본남화원전에도 입상하고 38세 때 선선에서 영광의
총독상을 수상하였으며 45세에 국전 추천작가 되고 48세에 국전 초대작가로 활동하였다. 전남문화상을 수상하고 국전심사위원을 역임했다.
70세에 대한민국문화 예술원상을 수상하고 예술원 회원이 되어 만년에는 영광되고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 끝으로 남농예술의 우수성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시대성을 감안하지 않고 현대의 잣대로 보는 모순이 있고 다작으로 작품이 흔하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해서 정당한
평가를 얻지 못한 것이 큰 요인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따져보면 우리화단에서 과장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였고 작품의
회화성이 뛰어나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은 작가로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삼송도
산사항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