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종은 철저하게 ‘전통’을 내포하면서
‘현대’로써 그 외연을 이루려 한다.
동을 축으로 하고 서를 외연으로 한다.
그의 작품은 추상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 같은데
뜯어보면 구상적이다.
구상적인데 추상적이다. 묘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의 작품이 ‘토착적’이라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다.
컨템퍼러리 하면서도 토착적이다. 놀라운 일이다.
어떻게 이 양자를
그토록 잘 조화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 김종근 / 미술평론가 -
주요약력
개인전 15회
수상
기독문화대상, 선 미술상, 한국미술작가상, 미술기자상
초대전
FIAC (파리)
Basel Art Fair, 바젤
Art chicago 1999 (시카고)
컬렉터가 뽑은 화가전 (갤러리현대, 서울)
김병종과 필라도프, 동서의 예수전 (밀알 미술관, 서울)
한국의 현대미술- 전통과 혁신 (툴트퍼브릭, 뮌헨)
베이징비엔날레 (챠이나밀레니엄 모뉴멘트홀, 베이징)
광주비엔날레 본전시- 피와 꽃 (광주)
바보예수에서 생명의 노래까지
(중외공원 비엔날레전시관, 광주)
2003 Korean Contemporary Art Festival
(예술의 전당, 서울)
화랑미술제 (예술의 전당, 서울)
한국현대미술, 오늘의 얼굴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Best Star &Best Artist (인사아트센터, 서울)
역대 선미술상 수상작가전 (선화랑, 서울)
Tradition and Innovation 2 (졸버르박물관, UN Office )
한국에서 미학찾기 (가나아트센터, 서울)
70Artists around World Cup (갤러리현대, 서울)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전 (조선일보미술관, 서울)
2000Basel Art Fair (바젤)
Art chicago 2000, Navy Pier's Festival Hall (미국)
한국미술 50인 유네스코 초대전
선미술상 수상기념 (선화랑, 서울)
그 외 그룹 초대전 다수
주요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올림픽회관, 서울대학교박물관,
한양대학교박물관, 호암미술관, 용인세종문화회관,
대극장무대면막, 서울국립국악원
소극장무대면막, 서울 EC대사관,
벨기에 콜롬비아국립미술관,
콜롬비아 부다페스트미술관,
헝가리 방글라데시 국립박물관
방글라데시 대영박물관, 런던온타리오미술관, 캐나다 외
저서, 화집
1999-2008 김병종 화첩기행 Ⅰ, Ⅱ, Ⅲ, ?, 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
2004-2008 화집 「바보예수」,「생명의 노래」,「길 위에서」
현재 : 서울대 미대 교수
생명의 나라로 50 x 128cm 2009
‘김병종의 길 위에서-황홀’전이 6월 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렸다. 지난여름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와 몰타를 잇는 북아프리카 일대와 카리브 연안을 여행하면서 경험한
감동을 작품으로 담아낸 김병종(서울대)교수는 “북아프리카 일대를 여행한 뒤 자연과 사람들을 화폭위에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오래전 지중해 연안을 지나면서 바람결에 묻어오는 북아프리카의 체취를 느끼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내륙 깊숙이 들어가 머물다 오기는
처음입니다. 유럽화가들이 가장 화폭에 담고 싶어 한다는 튀니지안 블루의 시디브사이드를 비롯해 사하라의 별밤, 로마유적지 엘젬과
하얀 모스크들, 무엇보다 헤자브 아래 드러나는 음영 깊은 이방여인들의 외롭고 고혹적인 눈빛들, 그 중에서도 라밧에서 만난
마조렐의 정원은 황홀의 덩어리였습니다.”라고 술회하고 있듯이 유럽문화와 이슬람권 북아프리카문화가 뒤섞인 지리적 특성이 여행의
정취와 함께 작가의 어법으로 재해석 되었다.
김병종은 전작 ‘생명의 노래’ 시리즈에서 생명을 화두로 동서를 접목시킨 독특한 화면으로 호평을 받아왔으며, 2006년에는
쿠바와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 7개국을 돌아본 뒤 예술가의 절정을 전해 준 바 있다.
이번에 보여 준 야자수 아래서 춤추는 무희, 하얀 모스크 앞에 피어난 새빨간 꽃들, 에메랄드빛의 잔잔한 바다, 화사한 빛깔을
뽐내는 꽃송이와 과실·수탉·새, 떼지어 다니는 작은 물고기들, 바다로 뛰어드는 발가벗은 아이들, 열정적으로 춤추는 남녀와
아코디언 연주자 등의 화면을 통해 여행의 흥취를 맛볼 수 있었다.
- 편집팀 -
화려한 강산2 97 x 162cm 2007
모로코 약사 1 41 x 31cm 2009
라틴기행 97 x 162.1cm 2008
붓과 색의 행로, 카리브에서 북아프리카 까지
지난여름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와 몰타를 잇는 북아프리카를 다녀왔다. 오래전 지중해연안의
이란과 시리아, 요르단과 이집트를 지나면서 바람결에 묻어오는 북아프리카의 체취를 살짝 느끼긴 했지만 이번처럼 내륙 깊숙이 들어가
머물다 오기는 처음이었다.
북아프리카는 아프리카 문화와 유럽 문화, 특히 프랑스 문화와 많이 겹쳐진다. 쿠바를 비롯한 카리브연안의 문화가 유럽, 특히 스페인
문화와 겹쳐지는 점과 비교할 때 흥미롭다. 두 지역 다 역사를 뒤집어 보면 식민과 굴종의 우울한 밑그림이 드러나지만 여행자의
피상적 눈길로만 짚어본다면 도처에 평화투성이의 흐드러진 낙천성으로만 다가올 뿐이다. 예를 들면 세계5대 명소라고 한다는 트로피카나쇼를
아바나의 한 노천극장에서 관람하면서 나는 역사의 비애마저 환희로 녹여 버리는 뮬라토 여인네들의 현란한 몸짓을 보았던 것이다.
쿠바와 아르헨티나, 멕시코와 칠레, 브라질과 페루를 돌면서 이런 현란한 몸짓들과
수도 없이 부딪쳤는데 이번 북아프리카 여행에서도 그런 체험은 간단없이 이어졌다. 내 붓길을 잡아끄는 것은 이처럼 하나의 고유한 문화가
다른 문화와 겹쳐지면서 일으키는 파장의 부분이다. 그 파장을 일으키는 제 삼의 영역에서는 예외 없이 신비하고 독특한 색채의 아름다움과
역동성이 있는 것이다.
풍경이 현란하면 붓도 현란 해진다. 풍경이 황홀해지면 환쟁이의 붓도 덩달아 황홀해 지는 것이다. 카리브연안을 돌때도 그러했지만 이번에
내가 만난 풍경들 중에서는 유난히 색채본능을 자극하는 곳들이 많았다.
모로쿠 기행 97 x 162cm 2008
모로코 일기 97 x 165cm 2008
모로코 기행 97 x 165cm 2008
무도회의 무희 41 x 31.8cm 2009
유럽화가들이 가장 화폭에 담고 싶어 한다는 튀니지안 불루의 시디브사이드를 비롯,
와르르 쏟아 질듯 한 사하라의 별밤, 폐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장려한 낙조 속의 로마유적지 엘젬과 하얀 모스크들, 그리고 무엇보다「히잡」아래
드러나는 음영 깊은 이방여인들의 외롭고 고혹적인 눈빛들.... 그중에서도 라밧에서 만난 마조렐의 정원은 황홀의 덩어리였다. 초록색이
그토록 강렬하고 아름다울 수 있음을 나는 그곳에서 알았다. 창조된 첫 모습이 그러했을 것 같은 원색의 수많은 나무와 꽃들이 뿜어
대는 영기는 나를 취하게 했다. 이 정원은 오래전 작고한 프랑스의 화가 마조렐이 평생 작품을 팔아 만든 것 이라고 전해지는데,
그는 자국의 식민지였던 모로코의 돌멩이 하나까지도 사랑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 점에서 조선의 문화에 경도되었던 일제 때의
야나기무네요시와 비견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가 생애를 기울여 가꾸었던 이 정원은 그의 사후 디자이너 이브생로랑이 사들여
관리해 왔는데 이제는 그마저 작고해 후원에 그의 이름을 새긴 묘비석 하나로만 남아 있다. 마조렐정원의 한쪽에는 이슬카페가 있다.
하늘로부터 무수한 작은 물보라가 내려오는 이 숲속 노천카페에서는 운 좋으면 차를 마시며 눈앞으로 떠오르는 작은 무지개를 볼 수도
있다.
이제 여행은 끝났다. 그러나 아직도 그 황홀한 풍경들은 눈앞에 잔상으로 남아 간단없이 떠오른다. 그 떠오른 풍경들은 화폭에 담아내는
바로 그 지점으로부터 내 마음의 여행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2009년 07월호 > 전시
